“입으로 예수를 주로 시인하면 구원에 이른다는 말씀의 오해”
-김대규 장로
라틴계의 선교지에서 의외로 많은 이로부터 받는 충격은 “나는 입으로 예수를 주로 시인하였으므로 구원 받았기 때문에 천국에 갈 수 있다”는 고백이었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들의 의미는 문자적으로 이해한 결과를 주장한 것이기에 틀린 말이 된다. 그런데 요즈음 내 주변에도 이런 이들이 있어 난감한 적이 있었다.
왜 이런 일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것일까. 말씀을 잘못 전한 결과라고 보여진다. 사도 바울이 이 말씀을 하게 된 배경과 의도를 이해하여야만 그 뜻을 올바르게 알게 되는데 이에 대한 설명이 없이 인용만 했기 때문이다. 당시 “주를 입으로 시인한다”는 것은 오늘날의 영접기도의 형식이나 성격과는 전혀 다르다. 형식주의적인 차원과는 달리 복음의 본질대로 믿음을 가지고 주만을 위해 살아가겠다는 신앙고백을 공개적으로 선언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AD49 로마의 클다우디우스 칙령으로 유대인들이 로마로부터 추방을 당했다. 그 이유는 포로로 지냈던 유대교 유대인들과 유대 그리스도인 사이에 있었던 분쟁과 폭동으로 정치적 불안을 야기시켜 유대인들은 로마를 떠나야 했던 것이다. 이런 빈 공간을 이방에서 온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이 차지하게 되었다. 5년 후 네로 황제가 즉위하면서 유대인들의 로마귀환이 이루어졌다. 따라서 교회내에서는 이방인 그리스도인과 유대인 그리스도인 사이에 심화되는 갈등이 있게 마련이었다.
이에 사도바울은 서로 간의 화해를 촉구하면서 로마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물론 이방인 선교를 하는 자신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가진 유대 기독교인들에게 복음의 본질을 확실하게 심어 줄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어떤 경우일지라도 구원의 믿음을지켜야 한다는 메시지로 로마서가 있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배경을 가진 “네가 만일 네 입으로 예수를 주로 시인하며”(롬10:9a)는 단순한 고백이 아니다. 사도바울의 강조점은 주 예수로 인하여 옛 사람인 나는 죽고 새로운 피조물로 거듭나 하나님께 순종하며 그분의 통치만을 받고 있다고 선언하는 것을 말한다. 자신의 생명을 예수님과 맞바꾸며 자신의 삶을 하나님 중심으로 살겠다는 다짐과 함께 어떤 환란에서도 믿음을 지키겠다는 공개적인 신앙의 선포인 것이다. 구원과 연결된 믿음의 이 선포는 결코 입으로만 시인하는 단순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이 점을 놓쳐서는 아니된다.
우리에게 “주를 입으로 시인하는 것”의 의미는 이미 주 안에 내가 거하고 내 안에 주가 좌정하여 나를 인도하고 계신 연합된 상태를 입술로 자인하고 선포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주를 위해 변치 않고 평생을 사는 삶을 선언하는 것을 말한다. 아무리 바닥 끝에 이르는 절망에 서 있을지라도 오직 예수 그리스도 한 분이면 살 수 있는 충분한 가치와 능력을 소유했다는선포가 되어야 한다. 이는 어떠한 환란과 핍박과 멸시와 조롱이 있다 해도 상관이 없이 주님만을 바라보며 주님과 동행하고 있다는 신앙고백인 것이다.
이러한 고백이 될 때 “마음으로 믿어 구원을 받게 된다”(롬10:9b)는 것이다. 이 때 “마음으로”로 표현된 “카르디아(καρδiα)” 는 하나님께서 인간을 다루시는 곳이며 지,정,의의 근본적 원천으로 인간 전체의 지적, 영적 중심부를 지칭하는 의미이다. 곧 우리의 마음은 내면 전체의 인간적 속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따라서 믿음의 선포는 우리의 내면 깊은 곳에서 우러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입술로 건성하는 고백이 아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마음에서 비롯된 행동들은 책임이 따르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마음을 잘 다스리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입으로 주라고 시인하는 것”은 나는 죽고 내 안에 계신 주님이 사는 것으로 나는 나를 위해 죽으신 주 예수를 믿는 믿음으로 살고 있다는 고백인 것이다.
이 고백 위에 주님의 영광이 우리에게 임하게 되어 하나로 연합되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며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 드리게 되는 것이다(요17:22,23). 그리하여 진정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창조되고, 회복된 하나님의 새로운 피조물로의 하나님의 백성이 된 것이다. “입으로 주를 시인한다는 것”은 이러한 하나님의 은혜 속에 내가 있다는 선포인 것이다. 진솔하게 입으로 구주를 시인할 수있는 모두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