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구원도 하시며 건져내기도 하시며”
“강도의 위험을 두번 만나며…”
브라질 프로 축구팀의 비행기 추락, 반군의 백화점 폭탄 테러, 호수 유람선 침몰 사고 등으로 심심잖게 뉴스에 등장하는 콜롬비아에서 샬롬의 인사드립니다. 중남미의 가장 큰 매력은 맑고 푸른 하늘입니다. 그런데, 콜롬비아는 작년부터 이상기후 현상이 있습니다. 거의 하루의 반을 흐린 중에 비가 오기를 되풀이 하는 것입니다. 원래 우기라 해도 몇 시간 정도만 흐리면서 1시간 이내의 비가 내리고, 비가 그치면 맑고 푸른 하늘을 보는 것이 중남미의 매력인데 그것이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거리에서는 차 매연으로 숨을 안 쉬고(?) 다니지만… 방에 오면 창문을 마음껏 열어 놓을 수 있는 것이 감사하고… 콜롬비아의 맛있는 커피와 과일을 맘껏 먹을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1. 은혜한인교회, GMI 훈련을 추억하며…..
GMI와 은혜한인교회를 알고 7개월 만에 이렇게 강력한 흡인력으로 소속감을 불어넣는 모임은 아마 우리들의 은혜교회 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나님과 GMI 선교사인 것을 잊지 않게 하소서. 영혼구원을 위한 능력을 부어 주소서…’ 매일 기도하면서 되새깁니다.
2. 왜 콜롬비아 선교를?
저는 복음화율이 낮은 지역이 선교사를 더욱더 필요하리라 생각했습니다. 중남미에서 이미 약간의 생활 경험이 있는 저로서는 스페인어를 약간 알기에 사역지역을 라틴으로 일단 한정했습니다. 그 중에 콜롬비아는 복음화율이 라틴 국가 중 낮은 편으로 선교사연합회 보고서를 확인했습니다. 특히, 인구 5천만 명의 큰 나라지만 한인 800명, 한인 선교사 5가정이라는 수는 전체 중남미에서 한인 선교사 수가 인구대비 가장 낮은 비율인 국가였습니다. 또, GMI 선교사가 없는 국가였기에 선교지로 정했습니다.
3. 콜롬비아의 첫 인사(두 번의 강도들)
가방을 우편 의자에 두고 좌편에 있는 콜롬비아 가족들과 대화를 스페인어로 하던 중 가방을 날치기 당해 새 가방과 휴대폰을 잃어 버렸습니다. 일주일 후, 밤 10 시였지만 왕복 8차선의 큰 길가여서 안심하고 길을 걷는데 순간적으로 남녀 4명의 청년이 둘러싸고 ‘폰을 내놔’라고 하며 옆구리에 칼을 들이대고 옷을 30센치 베어 버렸습니다. 나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강도를 밀치는 순간 건너편 길가에 오토바이 경찰을 발견해서 소리를 쳤죠. 무전을 치며 다가 온 경찰들은 곧바로 4명 중 2명을 현장에서 체포했습니다. 이 두 사건을 통해서 실제로 잃어버린 것은 많지 않았습니다. 여권이나 몸이 상하지 않은 것만도 감사한 일이죠. 주님께서 저를 위해서 콜롬비아에서 긴장을 늦추지 말라는 주의사항을 주신 것으로 감사히 교훈 받았습니다.
4. 역사의 교훈. 과거의 콜롬비아는…… 투쟁, 마약, 살인, 전쟁
1) ‘마약’은 한 때 미국에서 80-90%를 콜롬비아에서 밀수했습니다. 육로로는 멕시코를 거치고 해상으로는 콜롬비아의 광대한 정글을 수반한 태평양과 카리브에서 마약 까르텔이 만든 잠수함을 통해 미국에 들어갑니다. 유튜브 등에 검색하면 떠오르는 마약왕 빠블로 에스코바르(체포하려는 부대통령 후보를 암살, 법무부 기습공격해서 대법원 판사 50% 살해, 국가 채무를 대신 갚아 주겠다며 국가상대로 불체포 흥정, 마약으로 세계 7대 부자, 개인주택에 동물원 만들어 1000여 종의 동물 키움…), 시카리오(암살자)라는 단어는 영화(긴급명령, 콜롬비아나, 시카리오 등)와 인터넷 검색의 단골 주제이기도 하죠.
2) ‘반군’과의 전쟁이 아직 진행중입니다. 수도 보고타에서 마지막 폭탄이 터진 것이 얼마 전 티비에 보도된 대로 6월 18일입니다. 언어 공부를 위해서 가끔 가는 영화관이 있는 안디노 백화점 2층 화장실에서 터진 폭탄으로 12명 사망/중상 입었습니다. 그러나, 며칠 뒤 다시 그곳에 가서 언어 사역을 했습니다.
3) ‘해방신학’이라는 신학이론이 있는데, 복음은 사회의 모순된 구조적 시스템의 해방이며 이를 위해서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과격한 주장이 있습니다. 이것이 발표된 카톨릭 제2차 주교회의 장소가 바로 콜롬비아 메데진 이였습니다. 이러한 선언의 영향으로 기독교적 선교의 사명감으로 총을 든 반군의 일파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4) ‘독립투쟁’으로 전 중남미의 각국 수도 광장에 명칭된 시몬 볼리바르 장군이 독립투쟁을 시작한 나라가 콜롬비아이며, 독립 후 콜롬비아는 인근 5개 국가로 차례로 내란과 전쟁을 통해서 나누어지는 투쟁과 폭력의 역사를 오랫동안 겪으며 많은 사람들이 죽습니다.
결론적으로, 콜롬비아의 역사는 투쟁과 전쟁과 나눠짐, 카톨릭의 해방신학이라는 투쟁이론의 합리화 주장, 엄청난 대규모의 마약 재배와 밀수, 이를 위한 끝없는 살인, 반군과의 내란 전쟁, 끝없는 정치/경찰/공무원들의 부정부패가 혼합되어 점철된 역사였습니다. 한 예로, 마약왕 에스코바르를 국회서 지목하고 잡으려 한 국회의원이 자신이 속한 당 의원들 중 반대파 칼리 까르텔의 뇌물을 가장 많이 받은 인물로 나중에 밝혀졌고, 이후 당선된 대통령도 칼리파의 뇌물을 600만 달러 받은 것으로 폭로된 채로 당선되었습니다.
5. 현재의 콜롬비아는……
1) 대도시는 늦지 않게 사람 많은 길로 다니면 안전합니다. 반군에게 아버지를 살해당했던 현재 대통령은 10년 전 당선 직후 강력하게 반군에 대응해 군인을 곳곳에 배치함으로 대도시는 상당히 안정되게 변모했습니다. 대도시는 거의 위험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자유롭게 활동합니다.
2) 그러나, 지방은 커피 같은 힘든 농사 외 할 일이 없으므로 정글에서 마약을 재배하고 이것을 밀수하는 일이 유일한 수입원이 되는 합리화로 많은 사람들이 관여합니다.
3) 반군과 마약단의 살인으로 장애자와 아버지를 잃은 고아들의 비중이 높은 편이며 빈민층에서는 아이들이 총을 보며 자라는 범죄적 환경입니다.
6. 교회의 부흥
그러나, 대도시에는 교회들이 스스로 개척해서 성장하고 늘어나고 있습니다. 성경공부도 과거보다 열정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볼 때 아주 마음이 기쁩니다. 기복적인 교회들이 여전히 많이 있으나 점차 사회적으로 교육 수준이 높아지면서 스스로 변화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목회자들이 여전히 신학원 수준의 설교를 듣고서 안수를 받는다든지, 인터넷을 통해서 신학 공부를 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수준인 것으로 여겨지는 것은, 신학교육을 받은 선교사들이 해야 할 일이 바로 목회자들의 신학교육과 교회의 성경공부 수준을 높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사역임을 느끼게 합니다.
6. 주님의 은혜를 나누며……
1) 지내기 편한 방을 싸게 얻어 감사 ~ 원래 이 호스텔에서 일주일 머물며 집을 구할 계획이었는데 집 주인과 교제하다 보니 부부가 독실한 성도였습니다. 그들은 제가 선교사인 것을 알고는 전망이 좋은 방으로 옮기게 하고 가격도 싸게 해주며 아침 식사까지 매일 초청해 주셨습니다. 성경에 ‘평안을 빌며 머물라’ 하신 말씀대로 당분간 이곳에서 계속 머물게 될 것입니다.
2) 냄새나는 한국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어서 감사 ~ 아침 식사 후 저녁까지 집이 텅텅 비어집니다. 한국음식을 요리해도 되는 상황의 집이여서 참으로 감사한 일이랍니다.
3) 기도와 언어 사역에 매진하게 되어 감사 ~ 이 나라에서 아마도 유일하게 ‘매일’ 모임을 가지는 교회를 집 주인이 구경시켜 준 것을 계기로, 함께 매일 아침 6시 30분에 교회로 가서 기도를 하고 돌아옵니다. 설교와 그날 본문 성경을 보며 절로 언어공부도 겸하게 됩니다. 남편과 함께 매일 교회에 가서 기도를 하고 오는 저희들의 모습을 보는 집 주인 부인이 흐뭇한지 돌아오는 즉시 맛있는 아침밥을 주셔서 밥상 교제를 든든하게 하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4) 이곳의 문화와 상황을 빨리 알게 되어 감사 ~ 집 주인과 가끔 시장, 백화점, 서점, 관공서 등 곳곳을 다니며 대화하면서 콜롬비아를 빨리 알게 되었습니다.
5) 사역을 위한 목회자들과의 교제 ~ 일부러 찾아다니지는 않습니다. 자연스러운 만남이 몇 건 있어서 기도하며 준비 중입니다. 콜롬비아에는 세 개의 문교부 인정 정규 신학대학이 있습니다. 그 중 두 개의 신학대학과 좋은 사역의 관계를 지속하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7. 콜롬비아 선교의 비젼
언어만 준비되면 목회자와 교회 성경공부를 위한 일들이 너무나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1) 목회자를 위한 신학과 목회훈련 사역입니다.
2) 교회와 교인을 위한 성경공부 강의 사역입니다.
3) 타문화 세계선교를 위한 선교동원, 선교학 강의 사역입니다.
4) 불우한 어린이들을 위한 기독(직업)교육 공동체 사역입니다.
비가 다섯 시간 째 반복해서 내리고 있습니다. 한국의 고구마와 부침전이 생각나네요. 먹다 남은 약간의 김치마저도 버리지 않고 남겨서 찌개를 만들어 끝내 먹고야 마는 진정한 배달의 민족다운 의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곳에도 하나님을 찬양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보게 되어 감사하고……저희를 위해 기도해주는 분들이 있음을 인해 감사합니다. 주님 찬양~~~~~
박 재현 / 정 은실 콜롬비아 선교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