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말할 때
김대규 장로
대화의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미사여구로 상대의 환심을 사는 방법, 사실을 보이기 위한 과장법, 소근 대는 방법, 진실을 가장해 매도하는 방법, 명분을 가지고 설득하는 방법, 비난하거나 합리화하는 방법, 거짓을 부리는 방법, 상대방 비위에 맞추는 방법, 가식을 부리는 방법, 논리적인 방법, 마음에 없는 말을 하는 방법, 진실되이 전하는 방법, 가슴으로 말하는 방법 등 다양하다. 지금 나 자신은 어떤 방법의 대화를 주로 사용하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자. 그러면 나 자신이 하나님 앞에 그리고 사람 앞에 얼마나 진실하고 온전한가를 알게 될 것이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는 어떻게 하셨을까? 두말할 나위 없이 가슴으로 말씀하시고 행하셨다. 나에게 여러 가지로 메시지를 나누는 기회가 있다. 어떻게 하면 나누고자 하는 메시지가 받아들이는 이들에게 도전이 되게 할지에 대해 무척이나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것은 인간적인 고심에 불과했다. 답은 성경에 있었다. 4 복음서에 나오는 주 예수님의 대화법과 메시지 방법이었다. 예수님은 자기 생각이나 의도는 물론 자신의 방법대로 하지 않으셨다(요8:28). 하나님께로부터 본 대로 들은 대로를 그대로 전하고 행하신 것이었다(요8:26). 그렇다고 메신저가 아니다. 메신저는 메시지를 잘 전달만 하면 된다.
예수님은 달랐다. 하나님과 함께 계셨을 때 하나님께서 가슴으로 말씀하신 것을 가슴으로 받아 소화하고 그것을 가슴으로 전하신 것이었다고 본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속성은 사랑이시므로 진실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가슴으로부터 표현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을 다 드러내 보일 수 있는 것이 가슴이다. 자기의 생각이나 마음이 드러나는 곳이다. 따라서 가슴으로 전달된다는 의미 안에는 사랑과 생명의 흐름이 있다. 이것에는 거짓이 없다. 믿음이 오가고 진실한 생명의 나눔과 아낌없이 줄 수 있는 사랑이 있는 것이다.
더욱이 하나님이 인간을 구원코자 하시는 하나님의 마음과 의도를 표출하자면 진실한 가슴으로 말하고 그것을 가슴으로 받아들여져야 하기에 주님은 가슴으로 말씀을 하신 것이다. 이에는 변치 않는 믿음과 깨달음과 은혜를 가져온다.가슴으로 말하는 것을 가슴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자기 안에 자리잡혀 익숙해진 고정 관념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알아듣지만, 인간의 수준으로는 주님의 말씀을 전적으로 받아들이기가 어려울 때 그것을 쉽게 가슴으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말씀하는 주님의 의도와 입장에서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물론 성령님의 개입이 필수적이지만 말이다. 이리하여 가슴으로 주고받게 됨은 신뢰와 하나됨을 의미한다.
비단 신앙적인 면에서만이 아니다. 인간관계에서 이를테면 연인 사이에 사랑의 싹이 트일 때 서로가 가슴을 열고 가슴속에 있는 것을 보여주며 가슴으로 말을 하게 된다. 이처럼 서로가 이해하고 배려할 때 가슴으로 말할 수 있어서 하나가 될 수 있다. 이때 가장 진실하고 정직한 마음과 생각을 나눌 수 있다. 믿고 따를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이리 볼 때 수많은 대화 방법이 있지만, 가슴으로 말하는 것이 가장 소중하고 최고의 가치가 있다고 본다. 예수님이 자신을 다 드러내어 가슴으로 말씀하셨기에 자신까지 내어주는 사랑을 행하실 수가 있었던 것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여기서 나는 메시지의 전달방법을 찾았다. 가슴으로 전하는 것이다. 그것은 열심히 기도하고 성경 보고 참고 문헌을 찾고 하는 인간적 측면에서의 준비도 필요하지만, 메시지의 생명은 내 의지도 나의 묵상도 성경연구도 아닌 성령께서 주시는 영감과 말씀 묵상 속에서의 성령님의 인도하심과 깨달음, 대상에 대한 사랑 그리고 주의 심정을 주실 때야 가능하다는 깨우침이었다. 이리될 때 메시지는 공감과 감동과 도전을 불러일으키고 살아 퍼져 나간다. 그에 따라 생명력이 있게 되고 변화를 일으키며 성령의 역사가 있게 됨을 보게 된다. 그런데 이는 말같이 쉽게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다. 부단한 기도와 신앙의 인내가 따라야 한다. 이 모두가 말씀을 가슴으로 받고 가슴으로 전하기 위한 과정이다. 진정 가슴으로 말할 때야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하고 사랑과 생명을 나누는 진실의 흐름이 있게 되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우선적인 상대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앞서고 겸손히 나가야 한다. 정직하고 정결하게 자신을 가꾸며 가슴으로 말하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하나님과 아담이 에덴동산에서 함께 거닐며 살던 그때 어떻게 대화를 했을까? 가슴으로 이다. 그래서 완벽한 화평의 세계이었을 것이다. 요즈음 가슴에 겹겹이 막을 치고 사는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 부분은 가슴을 여는 것이다. 그래야 가식과 불신과 경계와 경쟁과 오해와 시기와 다툼과 욕심의 꺼풀을 벗겨 버릴 수가 있다.
가슴으로만 말하며 사는 나 자신과 세상을 상상해 보라. 어느 곳에서나 다툼과 시기가 사라지고 이해와 화평과 기쁨과 신뢰와 감동과 사랑과 하나 됨이 나타날 것이다. 바로 이 땅에서의 천국이 될 것이다. 화평의 세계가 될 것이다. 가슴으로 말하며 산다는 것이 이렇게 엄청난 힘과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