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하루에도 몇 번씩 울려퍼지는 경보싸이렌 소리는 어느덧 우리의 일상이 되었고, 길에서 마주치는 얼굴들에는 기쁨이 사라진지 오래고, 우울한 모습들과 전에는 없던 정신이상자들은 쉽게 눈에 뜁니다. 이런 상황가운데도 어느덧 시간은 알게 모르게 지나고 또 추위가 몰려와서는 몸을 잔뜩 웅크리고 따뜻한 곳들을 찾게 합니다. 그러나 여건이 허락지를 않아서 따뜻한 몸의 온도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우왕좌왕하는 모습들을 보는 것만도 너무 벅차고 어려워 하나님께 간구하게 됩니다. 기도하는 가운데 환경이나 상황들을 이기게 하시고, 함께 동역하는 현지인 사역자들을 통하여 지혜도 주시고, 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십니다.
계속 무료 식당에서 따뜻한 한끼라도 섬기게 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또한 식당을 찾아오는 분들에게 날마다 복음을 들려주고 기도를 올려드리면서 자연스럽게 주님을 영접하고 주님 안에서 참 소망가운데 함께 어려움을 이겨 나가고 있습니다. 이젠 날씨가 추워지니까 또 소문을 듣고 식당을 찾아오는 새로운 분들에게도 복음의 씨앗이 떨어져서 육적인 배부름뿐 아니고, 복음으로 소망의 자녀들이 되기를 원합니다.
음식을 제공하다가도 중간 중간에 급하게 바삐 더 만들어, 한 사람이라도 그냥 되돌아서 가는 이가 없도록 각자의 자리를 지켜 주는 섬김이들, 바삐 움직이다가도 눈이 마주칠 때마다 잔잔하게 말로는 일일이 표현은 못해도,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봉사자들이 자랑스럽습니다. 매일 이른 아침이면 예배를 드리고, 깜깜한 어두움을 헤치고 달려와서 함께 음식을 구입하여, 준비하고 피곤도 뒤로하고 섬기는 이들에게는 하나님을 체험하는 이 귀한 시간들이 기적입니다.
운전 중에도, 가까이에서 또는 멀리서 밤낮없이 펑펑 드론을 격추하고 라켓의 터지는 소리들은 어느덧 일상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 안에 계시지 않는다면 살 수 없음을 매시간, 분초마다 고백하고 의지합니다. 하나님께서 내 안에 계시기에 평안으로 담대함으로 감사함으로 감당하고 있습니다. 이런 담대함은 뒤에서 애타는 마음으로 저희 우크라이나와 부족한 저희 선교사들과 또한 함께 각자의 자리에서 사역하고 있는 현지인 사역자들을 위해서 기도해 주시는 동역자들의 기도의 응답임을 믿고 감사기도를 올려드립니다.
지난 3년 전 전쟁이 시작되고 기숙을 함께하던 신학생들은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고, 학교에 적을 둔 재학생들 중에도 많은 분들이 나라의 부름을 받고, 나라를 위해, 전선에서 나라를 지키고 있다는 소식을 종종 듣고 그들을 위해서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이미 여러 신학생들이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서 먼저 주님께로 간 자들도 있고, 다리를 다쳐서 되돌아 온분들도 있습니다.
남동쪽에 우크라이나 군인에게 밀려서 후퇴한 러시아 군인들이 주둔해 있던 마을들을 찾아가 보면 그야말로 처참하다는 말뿐이 다른 단어는 떠오르지가 않습니다. 지금은 헤르손 지역의 강 다리를 중심으로 한 쪽은 러시아 군인들이 주둔하고 한 쪽은 우크라이나 군인이 점령하여 지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 군인이 후퇴하면서 모든 큰 마켓이나 작은 구멍 가게까지 모두 다 태우고 망가트리고 후퇴하여 음식을 파는 곳도 또 살 곳도 없습니다. 그리고 전쟁이 오랫동안 지속됨으로 많은 사람들이 일터를 잃어버리고 우리가 봐도 답답하고 살 길이 막막합니다. 그리고 전쟁 지역에는 미처 피난도 가지를 못하고 머물고 있는 가정들도 있습니다. 이들에게 올겨울 추위를 견딜 수 있도록 땔감 나무와 혹은 석탄을 공급하려고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헤르손 지역에서 가까운 주문지를 찾아서 일단 주문을 했습니다. 올 겨울을 그래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도록 땔나무에 중점을 두고 추진하면서 또한 그동안 계속 공사를 해 오던 지붕 고쳐주는 사역도 계속 지붕 재료들을 도와 주고 있습니다. 일단 1차로 33가정에 장작과 석탄 등을 구입해서 보내고 있습니다. 2차로 50가정을 더 주문을 받고, 땔감이 구입되는 대로 보내려고 합니다. 이 사역으로 주님의 이름만 높임을 받고, 절망 가운데 헤매는 자들에게 예수님의 사랑이 전달되어 천국 소망이 전해지기를 믿고 감사드립니다. 기도하면서 도울 대상자는 혼자 아이를 키우는 과부가 된 분들, 또 연세가 드셔서 생계가 어려운 분들, 부모를 잃은 고아들을 중심으로 먼저 그들을 돕고자합니다.
전쟁 중에 구입해 준 센터 건물에서는 꾸준하게 무료 식당을 운영하고 있으며, 주님을 모르는 자들이 육신의 배고픔을 달래려고 왔다가 매일 들려주는 복음으로 기도로 이들의 삶에 주님을 영접하고, 이제는 어엿한 성도로써 함께 성찬에 참여하고 한 형제 자매로서, 나라와 민족, 이웃들을 위한 중보 기도로 영광을 돌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