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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단상 122-11월호>

By November 17, 2023No Comments

 

김대규 장로

사도바울은 빌립보 성도들에게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고 권면하였다. 당시 빌립보 교회는 대내외적으로 고난과 분열을 겪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우리네 처지도 마찬가지이다. 짧은 하루를 지내는데도 많은 사적이 생겨 기쁨으로만 가득 찰 수가 없다. 그런데도 “항상 기뻐하라”고 한다.

원래 기쁨이 충만했던 시절은 에덴동산에서 아담이 하나님의 대리인으로 하나님과 동행하며, 하나님이 공급하시는 능력으로 만물을 다스리고 관리하던 때였다. 의와 평강과 희락이 넘쳐나는 속에서 하나님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었던 그 기쁨. 그것이 원천적인 기쁨인 것이다. 그런데 이 기쁨을 우리는 상실하고 말았다.

아담의 타락으로 말미암아 수고와 땀과 고통이 찾아와 원천적인 기쁨을 상실했을 뿐 아니라 그것을 생각할 겨를도 없게 되었다. 그저 눈에 보이는 만족, 성취감에 즐거워하는 세상적 관념의 충동적인 기쁨이 모두인양 착각 속에 살게 된 것이었다. 이것은 세상에서 익혀진 것이지 하나님의 것이 아니다. 나의 노력이나 행동의 댓가로 얻어지는 상대적인 기쁨인 것이다.

그러나 “항상 기뻐하라”의 판토테 카이레테 (Πάντοτε χαίρετε)는 원하는 일이 성취되었을 때 얻는 기쁨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역경과 고통 속에서도 기뻐하는 것을 포함한다. 이러한 기쁨은 인간의 감성만 가지고는 나타낼 수가 없는 부분이다. 이는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셔서 죽음으로 우리의 죗값을 지불하시고 구원하시므로 totally 회복시켜 주셨기에 이에 따라 상실했던 원래의 기쁨도 누릴 수 있게 된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도바울은 “주 안에서 기뻐하라”고 한 것이다. 이때 “주 안에서(엔 퀴리오: Εν Κνριοζ)”라고 한 것은 기쁨의 원천이 예수 그리스도이심을 말해준다. 이는 주님이 “내 계명을 지켜 내 사랑 안에 거하라, 이는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어 너희 기쁨을 충만케 하려는 것(요15:10,11)”이라고 한 말씀에 기인한 것이다. 여기서 “내 기쁨”이란 말은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의 사랑을 받아 기뻐하신 기쁨을 말한다.

따라서 우리가 “서로 사랑하라”는 주의 계명 안에 있을 때에 주님이 누렸던 기쁨을 받아서 우리도 그렇게 기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될 수 있는 것은 오직 성령님의 역사로 말미암아 오는 것이다(갈5:22).

이 서신을 보냈을 당시 사도바울은 고난과 함께 로마옥에 갇혀 있었는데도 믿음에 굳게서 이러한 기쁨의 생활을 하고 있었다. 걱정과 근심에 쌓여 있어야 마땅한데 이보다는 주님만을 의지하였기에 성령님께서는 당면한 것들을 극복하고 뛰어 넘을 수 있는 믿음을 주셔서 어느 하나 변한 것이 없는데도 마음에 기쁨이 넘치게 된 것 이었다. 오히려 이 기쁨을 가지고 걱정하는 빌립보 성도들을 위로하였던 것이다.

나의 이야기이다. 얼마 전 갑자기 폐렴이 생겼다. 엘러지성 감기가 원인이었다. 응급실에 들어갔으나 불안이나 걱정은 없었다. 늘 하듯이 첫 기도가 생사화복의 주권은 아버지께 있으니 원하시는대로 하시라고 모든 것을 주께 맡겼다. 나의 마음은 평강으로 충만했다. 나도 모를 기쁨이 솟아나 폐렴이 상관없는 듯이 여겨져 초월할 수 있었다.

그 후 마치 과녁을 맞춘 화살처럼 “주가 채찍을 맞음으로 나음을 받았도다 (사53:5)”의 말씀이 내 가슴 속으로 파고 들었다. 그리곤 4일만에 퇴원을 했다. “항상 기뻐할 수 있는 것”은 필요에 따라 구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말씀 안에서 믿음으로 늘 우리의 삶을 전적으로 주께 맡길 때 이루어지는 것이다.

성령님은 이러한 우리의 중심을 보시고 우리의 환경이나 처한 처지에 상관없이 그것들을 초월할 수 있는 능력을 주시고 어떤 경우에도 흔들리지 않는 주의 기쁨으로 충만케 하신다. 이것이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는 삶”을 유지할 수 있는 하나의 원리이다.

믿음의 선진들을 보더라도 온갖 수난과 역경에도 믿음을 지키며 복음을 생명 같이 여긴 것은 주님이 주시는 능력과 평강과 희락이 큰 힘이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도 믿음의 본질대로 나를 내려놓고 주만을 의지하고 신뢰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 때 주님이 공급하시고자 하는 모든 것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사도 바울은 “우리가 근심있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케 하고 아무 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고후6:10)”라고 고백하였다. 이것은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고백, 우리의 고백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주변만 맴도는 믿음이 아니라 믿음의 본질로 들어가 항상 주님이 주시는 기쁨을 누리고 즐기는 주의 참 된 제자가 되어야 한다. 세상을 뛰어넘고 세상을 이기는 믿음 위에 서서 주님이 주시는 의와 평강과 희락을 누리는 삶을 살아야 한다.